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 존 스튜어트 밀의 격정적 일생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 존 스튜어트 밀의 격정적 일생


존 스튜어트 밀은 아담스미스, 리카도를 잇는 위대한 경제학자이다. 그의 생애는 그 시작부터 조금 남들과 달랐다. 밀의 아버지 제임스 밀은 스튜어트 밀이 태어나 3살부터 엄격한 교육의 하기 시작한다. 리카도와 친분이 있었던 제임스 밀은 스튜어트 밀이 14세가 되었을 때부터 리카도의 경제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엄격하게 교육을 받고 자란 스튜어트 밀은 동년배들 보다 4반세기나 앞서가는 지식을 보유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머리가 가득 찬 대신 가슴이 텅 빈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러던 그는 어느 날 제레미 벤덤의 저서 「입법론」를 읽고선 공리주의에 푹 빠지게 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아마도 제레미 벤덤의 수학공식과 같은 논리 정연한 공리주의의 설명에 재미를 느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 밀은 벤덤식 정밀분석에 너무 집착하여 그의 최종목표인 “행복” 에 관한 생각은 잊게 된다. 하지만 밀은 여기서 회의를 느끼게 되고 이성대신 열정을 갈망하게 된다.
합리주의에 절망한 밀은 후에 워즈워스나 콜리지등의 시에 영향을 받으면서 양적인 괘락보단 감정적인 즐거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20년 동안 텅 빈 가슴을 가지고 살아오다가 인간의 정신적인 부분, 정신적인 쾌락에 의해 구제받은 밀은 그 후 밀은 벤덤의 양적인 쾌락만 중요시한 사상이 인간의 정신을 황폐화시켰다고 비판하면서, 정신적인 완성이 그 어떤 고통이나 쾌락을 떠나 그 자체로 값진 것이며 목표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최대의 행복이란 단순한 쾌락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명예, 존엄, 자기개발과 같은 인간의 정신적인 부분의 즐거움이 더해져야만 완벽한 행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바탕을 둔 바로 사상이 “질적 공리주의” 이다.


존 스튜어트 밀은 어렸을 때부터 그의 아버지로부터 삼단논법식 합리주의 경제학을 배웠다. 하지만 그가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숙하고 난 뒤, 그는 구체적인 경험이나 관찰을 토대로 사회현상을 예측하려는 귀납적인 추론 방식을 배우게 된다. 비록 귀납적 추론이 연역법적 추론보다 덜 정확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귀납적 추론 방법이 열등한 것은 절대 아니다. 두 가지의 추론 방식은 그 쓰임을 달리 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한 분야로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해야만 했는데, 연역법적인 추론방식으로는 변덕스런 인간에게서 일관된 법칙이나 진리를 찾아내기란 힘든 문제이다. 이에 밀은 각각 두 가지의 추론법을 모두 사용, 이분법적인 방법으로 생산과 분배에 관한 분석을 시도한다. 생산의 경우 고정적이고 보편적인 법칙이 지배한다고 주장한 그는 역설법적인 추론 방식을 통해 분석을 하였고, 분배와 같은 문제는 전적으로 인간의 성향에 달렸음으로 귀납법적 추론방식을 활용하였다. 이 이론은 지금에서 보면 2가지 오류가 존재하는데, 첫째로는 생산의 법칙인 항상 고정적이지만은 안는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생산의 예측이나 보장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생산과 분배가 정확히 분리 될 수는 없는 문제가 있다.


밀은 그의 저서를 통해서 경제학 원리들의 포괄적인 재정리와 개선을 시도했는데, 기업경영 방법, “세이의 법칙” 등을 설명하고, 정확한 교환비율을 알 수 없었던 리카도의 이론에 수요와 공급을 수식으로 나타내었으며,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에서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을 강조했다. 리카도가 비교생산비설을 내놓은 몇 십년동안 무역에 있어서 그 무역이 이루어지는 방향과 범위정도만 설명할 수 있었지만 밀이 상호수요설로 리카도 이론을 보완함으로써 그전에 알 수 없었던 두 상품간의 무역에 있어 교환비율을 찾아내게 된다. 경제학과 관련된 밀의 이론들을 살펴보면 독창적인 그만의 이론은 없다고 말 할 수 있지만, 그 전 세대에 나왔던 이론들의 약한 기초를 보강하고 수정, 발전시킨 그의 능력은 경제학을 한걸음 나아가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의 이런 경제학 전반에 관해 수정 및 보완이 가능했던 이유는 아마도 그가 어렸을 때부터 엄격히 받아온 방대한 양의 교육이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밀은 “조세론”에서 실증경제학과 규범경제학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는데, 여기서 실증경제학이란 실제로 벌어질 사회적 현상들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경제학을 이야기하는데, 사회의 도덕이나 가치관과 무관하게 경제현상의 해명과 객관적인 분석을 목적으로 하고, 규범경제학은 어떤 경제현상에 대해서 이것이 바람직한 한지 아닌지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제학을 말한다. 즉 규범의 경제학에는 개인의 도적적인 생각이 개입된다. 이런 그의 생각은 100년 뒤에 신기하게도 증명이 되는데, 그는 조세에 관해서 누진세율보다는 비례세율을 적용할 것을 주장했다. 누진세율이란 소득수준에 따라 세율의 증감변화가 있는 세금제도이고 비례세율이란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일정한 비율로 과세를 하는 방법이다. 그는 누진세율을 시행하게 되면 고소득자들의 탈세를 유도하게 되고, 서민층의 소득증대 의욕을 반감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누진세율이 적용되던 1986년 미국의 경우 세금 보고 기록은 비례세율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그의 예측대로 탈세의 구멍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밀은 빈민은 세금을 면제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한 상속세를 통하여서 사회적 공익을 추구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공리주의자 이다. 그는 경제학 저서를 통해서 항상 “결과의 균등” 이 아닌, “기회의 균등” 을 강조했는데. 부모에게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자녀들은 그렇지 못한 자녀들에 비해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밀이 바라본 소득세와 상속세의 명확한 차이는 소득세는 노동의욕을 저하시키지만 상속세야말로 공공의 복리증진을 위해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상속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소비활동 조차도 과세대상라고 이야기 했다. 빈민대상 역시 그의 신념이 철저히 반영되었는데, 육체적, 연령적 조건이 부적합할 경우에만 정부 보조금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신체 건강한 사람들에겐 국가를 위한 사람들이 기피하는  노동을 통해서 보조금 지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건강한 사람들이 보조금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직업을 찾아 나설 것 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밀의 이러한 생각들은 생활보조금이 무분별하게 지급됐을 경우 노동의욕 없이 단지 보조금에 의해 생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을 염려한 것이었다. 밀은 또한 빈민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공교육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을 하려면 자본주의 가치관을 지녀야 하는데, 이것은 태어나면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만 길러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밀의 이런 주장들을 보면 그가 자유방임주의자인지, 큰 정부를 지향하는 사람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을 내리자면 그는 중립이다. 전면적인 자유방임은 배격하되 기본추정으로서는 자유방임을 인정했던 것이다. 즉, 정부는 개입을 할 수 있으나, 정부 개입이 왜 자유방임보다 이득인가를 국민들에게 설득해야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 영국정부 역시 자유방임체제로의 결정적인 전환을 시도 중에 있었는데, 노동착취와 같은 부작용 방지가 큰 고민거리였다. 이런 영국 정부에게 밀의 사상은 좋은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장기적 미래를 예측하고 그 예측이 맞기를 바란 것처럼 밀 역시 미래를 예측했는데, 그는 리카도의 정체상태와 생시몽의 사회주의를 적절히 혼합하여 미래를 바라보았다. 인간이 점차 돈이나 생계문제에 집착하지 않고 인간서의 고취를 위한 삶의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리카도는 경제가 도랑에 빠진 것으로 묘사한 정체상태가 부정적인 것이 아닌 행복할 수 도 있는 상태라고 보았다. 실제로 지금의 모습을 보면 경제성장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아니라 후진국에서 강조하는 것들이고, 선진국들은 오히려 합리적 분배와 건정한 사회기풍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을 알 수 있다.
밀은 아담스미스, 리카도와 더불어 고전경제학자에 속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현대적인 제안들을 제시했고 그중 몇몇은 요즘 정부의 정책들과도 많은 유사성을 보인다. 우리나라도 지금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가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상대적 상실감으로 일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는 등의 문제가 많이 뉴스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공공의 이익에 기반을 둔 그의 경제정책은 현대를 사는 내가 봐도 상당히 매력적인, 정부로서는 검토해볼만한 정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hanFen | 2009/04/14 00:02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트랙백(1)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hanfen.egloos.com/tb/487674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Silent wanna.. at 2009/10/09 18:41

제목 : ‘자유 프렌들리’ 대한민국을 꿈꾸며, 존.S.밀의 ..
1살, 걸음마가 늦으면 지는 걸까? 4살, 영어 유치원에 못 가면 지는 걸까? 8살, 반장이 못 되면 지는 걸까? 15살, 영어 발음이 된장이면 지는 걸까? 26살, 대기업에 못 가면 지는 걸까? 34살, 외제차를 못 타면 지는 걸까? 요즘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SK텔레콤의 광고 문구다. 사람에 따라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다. 설이나 한가위 같은 명절이면 친척들에게 으레 듣곤 하는 “취직은 언제 하느냐” 혹은 ......more

Commented by hanFen at 2009/04/14 00:05
고전학파중에 리카도의 이야기를 먼저 쓰고 싶었지만...
리카도 이론은 잘 설명하기에는 제가 능력이 안되네요ㅜㅜ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